패밀리카로 준대형 SUV를 알아보고 있는데, 멀미가 심한 가족 때문에 혹시나 승차감이 너무 딱딱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계신가요? 크고 튼튼한 SUV는 승차감이 좋지 않아 멀미를 유발한다는 편견, 이 차를 만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종된 모델이지만 여전히 많은 가장들의 ‘드림카’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 그 비밀을 함께 파헤쳐 보겠습니다.
베라크루즈, 멀미 없는 패밀리 SUV의 핵심 3가지
- 독보적인 6기통 디젤 엔진이 선사하는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 질감
- 세단처럼 편안한 승차감의 비밀, 모노코크 바디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조합
- 광활한 실내 공간과 넉넉한 적재 공간으로 패밀리카의 정석을 보여주는 실용성
베라크루즈 제원의 심장, V6 S엔진
베라크루즈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엔진입니다. 국산 SUV에서는 보기 드문 3000cc 6기통(V6) 디젤 S엔진을 탑재하여 4기통 엔진과는 차원이 다른 정숙성과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자랑합니다.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현저히 낮아 가솔린 모델로 착각할 정도라는 오너 평가도 많습니다. 이러한 엔진 특성은 장거리 운행 시 운전자와 동승자의 피로를 줄여주고, 멀미를 예방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물론 3800cc 가솔린 모델도 존재했지만, 판매량의 대부분은 디젤 모델이었습니다. 연비는 현재 기준으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공차중량 2톤이 넘는 덩치를 고려하면 준수한 편입니다. 자동차세는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되지만, 6기통 엔진이 주는 주행 만족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입니다.
| 구분 | V6 3.0 디젤 (S2엔진 기준) | V6 3.8 가솔린 (람다엔진) |
|---|---|---|
| 엔진 형식 | V6 E-VGT 디젤 | V6 람다 MPI |
| 배기량 | 2,959cc | 3,778cc |
| 최고 출력 | 255ps / 3,800rpm | 264ps / 6,000rpm |
| 최대 토크 | 48.0kg·m / 1,750~3,500rpm | 35.5kg·m / 4,500rpm |
‘멀미 없는 SUV’ 명성의 비밀, 승차감
모노코크 바디와 서스펜션의 완벽한 조화
베라크루즈의 편안한 승차감은 차체 구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경쟁 차종인 모하비가 강성을 중시한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을 사용한 것과 달리, 베라크루즈는 승용차에 주로 쓰이는 ‘모노코크’ 바디로 개발되었습니다. 이는 도심 주행에서의 안락함과 안정적인 핸들링을 우선으로 설계했다는 의미입니다. 덕분에 SUV 특유의 꿀렁거림이나 딱딱함이 덜하고 세단과 유사한 주행 감각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더해, 후륜 서스펜션에 고급 세단에 적용되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바퀴의 접지력을 높여주어 2열과 3열에 탑승한 가족들의 승차감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의 멀티링크 조합은 베라크루즈를 ‘멀미 없는 패밀리카’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뢰의 아이신 6단 미션
초기 모델에 탑재된 일본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변속 충격이 적어 가속과 감속이 잦은 시내 주행에서도 스트레스 없는 운전이 가능하게 합니다. 이후 S2엔진으로 변경되면서 현대파워텍 6단 미션으로 바뀌었지만, 전반적으로 동력 계통에서 큰 문제점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쾌적한 승차감을 위해서는 엔진뿐만 아니라 변속기의 부드러움도 매우 중요합니다.
패밀리카의 정석, 광활한 실내 공간
베라크루즈는 준대형 SUV라는 이름에 걸맞게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합니다. 7인승(또는 6인승) 구조로, 3열 공간도 성인이 단거리를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전폭이 넓어 2열에 카시트 2개를 설치하고도 가운데 성인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제공하여 어린 자녀를 둔 가족에게 매력적입니다.
| 전장 (길이) | 4,840mm |
|---|---|
| 전폭 (너비) | 1,945mm (1,970mm) |
| 전고 (높이) | 1,750mm (1,805mm) |
| 휠베이스 (축거) | 2,805mm |
넓은 실내는 차박이나 캠핑 같은 레저 활동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성인 2명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적재 공간이 확보되어, 언제든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파워 테일게이트, JBL 사운드 시스템, 통풍 시트 등 당시로서는 풍부한 옵션도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더해주는 부분입니다.
단종 모델, 중고차 구매 시 체크리스트
고질병과 현실적인 유지비
단종된 지 시간이 흐른 만큼, 중고차로 구매할 때는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고질병으로는 엔진오일 필터 하우징 누유, 파워 고압 호스 누유, 그리고 디젤차의 숙명인 인젝터 및 흡기 클리닝 문제가 꼽힙니다. 특히 인젝터는 부품 가격이 비싸므로 구매 전 매연 발생 여부나 엔진 부조 현상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다행히 베라크루즈는 내구성이 좋은 차로 평가받으며, 모하비 등과 부품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부품 수급에 큰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중고 시세는 연식과 주행거리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지만, 동급의 신차 가격을 생각하면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유지비는 연비와 자동차세 외에 연식에 따른 수리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보험료는 운전자의 경력에 따라 상이하므로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4WD, 꼭 필요할까?
베라크루즈는 전륜 구동(2WD)을 기본으로 상시 4륜 구동(AWD)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모노코크 바디의 도심형 SUV이므로 험로 주행이나 오프로드를 즐길 목적이 아니라면 2WD 모델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눈길이나 빗길 주행이 잦은 환경이라면 4WD 모델이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는 2WD가 조금 더 유리한 것이 일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