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슈퍼카들, 솔직히 다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누가 더 날카로운지, 누가 더 구멍을 많이 뚫었는지 경쟁하는 것 같습니다. 기능만을 위한 디자인에 혹시 지치셨나요? 여기, 효율과 기능의 시대를 거슬러 오직 ‘아름다움’ 하나로 심장을 뛰게 만드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바로 페라리의 새로운 12기통 그랜드 투어러, 페라리 칠린드리 이야기입니다. 전동화 시대에 자연흡기 V12 엔진이라는 것만으로도 특별한데, 그 디자인은 단 1초 만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압도적입니다.
페라리 칠린드리 디자인 핵심 3줄 요약
- 과거의 전설, 365 GTB4 데이토나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선보입니다.
-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역학 기술을 차체에 완벽하게 녹여내어, 거대한 날개 없이도 최적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냅니다.
- 운전자와 교감하는 듀얼 콕핏 구조의 실내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페라리 고유의 드라이빙 감성을 극대화합니다.
전설을 향한 오마주 365 GTB4 데이토나의 귀환
페라리 칠린드리의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1960년대 페라리의 상징적인 그랜드 투어러(GT), 365 GTB4 ‘데이토나’입니다. 칠린드리의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검은색 블레이드와 그 안에 자리 잡은 헤드램프는 데이토나의 상징적인 팝업 헤드램프와 가니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복고풍 디자인이 아닙니다.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의 수장 플라비오 만조니는 과거의 유산(헤리티지)을 미래로 연결하는 다리를 디자인했다고 말합니다. 이 대담한 디자인 요소 하나만으로 칠린드리는 다른 슈퍼카들과는 차별화되는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보이지 않는 힘이 빚어낸 공기역학의 미학
최근 고성능 슈퍼카들은 거대한 리어 윙과 과격한 디자인의 디퓨저를 통해 다운포스를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페라리 칠린드리는 다릅니다. 이 차량의 매끈한 뒷모습 어디에서도 거대한 날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비밀은 리어 스크린 양쪽에 교묘하게 숨겨진 두 개의 ‘액티브 에어로’ 플랩에 있습니다. 이 플랩은 평소에는 차체와 한 몸처럼 매끈한 실루엣을 유지하다가, 고속 주행 시 특정 각도로 솟아올라 부족한 다운포스를 만들어냅니다. 덕분에 칠린드리는 우아한 그랜드 투어러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최고 속도 영역에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F1 기술을 통해 축적된 페라리의 뛰어난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내믹) 기술력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모든 선이 하나의 조각품처럼
페라리 칠린드리는 812 슈퍼패스트의 후속 모델이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은 완전히 새롭게 빚어졌습니다. 특히 측면에서 바라보면, 불필요한 선이나 과격한 공기 흡입구 없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매끈하게 이어지는 라인이 돋보입니다. 긴 보닛과 짧은 후면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프론트 미드십 GT의 비율을 따르면서도, 극도로 단순화된 선 처리를 통해 순수하고 응축된 에너지를 표현합니다. 이는 마치 이탈리아 장인이 하나의 금속 덩어리를 깎아 만든 조각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짧아진 휠베이스는 더욱 민첩한 주행 성능을 암시하며, 카본 파이버 등 경량화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차체 강성을 높였습니다.
미래에서 온 듯한 후면 디자인과 델타 윙
칠린드리의 후면 디자인은 전면부만큼이나 파격적입니다. 테일램프 역시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검은색 블레이드 안에 통합되어 있어 통일감을 줍니다. 가장 독특한 부분은 루프에서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유리 패널입니다. 쿠페 모델의 경우, 이 유리 패널은 마치 전투기의 델타 윙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적인 요소를 넘어, 실내에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하는 기능적인 역할도 수행합니다. 페라리 12기통의 상징과도 같은 4개의 배기 파이프는 강력한 성능과 함께 심장을 울리는 배기음을 예고합니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위한 듀얼 콕핏
페라리 칠린드리의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설계를 바탕으로 동승자까지 배려하는 ‘듀얼 콕핏’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페라리 푸로산게, 로마 등 최신 모델에서 선보인 이 구조는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여 각자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운전자는 15.6인치 대형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주행에 집중하고, 동승자는 앞쪽에 위치한 8.8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중앙의 10.25인치 터치스크린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하며,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마네티노 다이얼을 통해 다양한 주행 모드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구분 | 페라리 12칠린드리 |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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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형식 | V12 6.5L 자연흡기 | V12 6.5L 자연흡기 |
최고 출력 | 830마력 | 800마력 |
최대 회전수 | 9,500rpm | 8,900rpm |
제로백 (0-100km/h) | 2.9초 | 2.9초 |
최고 속도 | 340km/h 이상 | 340km/h |
휠베이스 | 2,700mm | 2,720mm |
페라리 칠린드리는 단순히 빠른 자동차를 넘어, 움직이는 예술 작품에 가깝습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차의 핵심은 바로 12개의 실린더(칠린드리)를 가진 자연흡기 V12 엔진입니다. 9,500rpm까지 치솟으며 830마력의 강력한 힘을 뿜어내는 이 엔진은 전동화 시대에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아날로그 감성일지도 모릅니다. 페라리 칠린드리는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미래를 향한 페라리의 대담한 비전을 담아낸, 진정한 드림카이자 소장 가치가 충분한 슈퍼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