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운동하고 굶어봐도 좀처럼 꿈쩍 않는 몸무게 때문에 좌절하고 계신가요? 일론 머스크나 킴 카다시안 같은 유명인들이 이 약으로 손쉽게 체중을 감량했다는 소식에 ‘나도 한번…?’ 하는 생각이 드셨을 겁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다이어트 약’으로 알려진 비만 치료제, 병원 문을 두드리기 전에 반드시 준비하고 알아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무작정 처방받기엔 당신의 시간과 비용, 그리고 건강이 너무나 소중하니까요.
병원 가기 전, 이 3가지만은 꼭 준비하세요
- 내 몸 상태 정확히 알기: 현재 체질량지수(BMI)와 앓고 있는 질환, 복용 중인 약물을 꼼꼼히 파악해야 합니다.
- 약에 대한 정보 충분히 숙지하기: 위고비, 삭센다 등 약의 종류별 특징과 효과,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부작용까지 알아두어야 합니다.
- 현실적인 비용과 생활 습관 개선 계획 세우기: 비급여 항목이라 만만치 않은 약값과 약에만 의존했을 때 겪게 될 요요 현상에 대비해야 합니다.
일론 머스크 다이어트 약,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소위 ‘일론 머스크 다이어트 약’으로 불리는 약들은 사실 ‘GLP-1 유사체(Glucagon-like peptide-1 agonist)’ 계열의 전문의약품입니다. 원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죠. 이 약물은 우리 몸이 식사 후에 장에서 분비하는 GLP-1 호르몬처럼 작용합니다. 뇌의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내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위장 운동을 늦춰 음식이 오래 머물게 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입니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의 위고비(Wegovy)와 오젬픽(Ozempic),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성분의 삭센다(Saxenda)와 빅토자(Victoza),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성분의 마운자로(Mounjaro)와 제프바운드(Zepbound) 등이 있습니다. 이 약들은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나 일라이릴리(Eli Lilly)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했습니다.
병원 방문 전 첫 번째 준비물-나의 건강 데이터
이 약들은 누구나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명확한 처방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kg/㎡ 이상이면서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을 하나 이상 가진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이 권고됩니다. 따라서 병원 방문 전 본인의 키와 체중을 정확히 측정해 BMI를 계산해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또한, 과거에 췌장염이나 담석증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 약물들이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석증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복용 중인 다른 약물이 있다면 약물 리스트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GLP-1 유사체는 위 배출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다른 약물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나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의 시작입니다.
병원 방문 전 두 번째 준비물-약에 대한 공부
어떤 약이 나에게 맞을지는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약의 종류에 따라 투여 방법이나 주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삭센다는 매일 자가 주사해야 하는 반면,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이 약들은 단순히 식욕 억제를 통한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혈당 조절 개선, 나아가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까지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구역, 구토, 설사, 변비와 같은 위장 장애가 있습니다. 대부분 치료 초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탈모,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해 얼굴 살이 빠져 나이 들어 보이는 ‘오젬픽 페이스’ 현상을 겪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췌장염, 담석증, 시력 손상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요 비만 치료제 비교
성분명 | 제품명 | 제조사 | 투여 방식 | 주요 특징 |
---|---|---|---|---|
리라글루타이드 | 삭센다, 빅토자 | 노보노디스크 | 매일 1회 자가 주사 | 가장 먼저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아 데이터가 풍부함. |
세마글루타이드 | 위고비, 오젬픽 | 노보노디스크 | 주 1회 자가 주사 | 삭센다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와 편의성. |
티르제파타이드 | 마운자로, 제프바운드 | 일라이릴리 | 주 1회 자가 주사 | GLP-1과 GIP 호르몬에 이중으로 작용하여 더 강력한 체중 감량 및 혈당 조절 효과. |
주사제인 만큼 올바른 투여 방법과 보관 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부분 복부, 허벅지, 위팔 등에 자가 주사하며, 매번 주사 부위를 바꿔주는 것이 통증과 피부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용하지 않은 펜은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병원 방문 전 세 번째 준비물-현실적인 계획과 마음가짐
가장 현실적인 문제, 바로 비용입니다. 이 약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약값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약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 비용이 수십만 원에 이를 수 있어 장기 투여 시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부 보험사에서 관련 특약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또한, 이 약이 ‘마법의 약’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억제되었던 식욕이 돌아오면서 요요 현상을 겪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 식이요법 등 생활 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급격한 다이어트는 근육 손실을 유발하고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려 오히려 살이 더 찌기 쉬운 체질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나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불법 유통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전문의약품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투여해야 하며, 온라인 불법 구매는 심각한 부작용과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용 목적의 무분별한 오남용 역시 지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