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만 먹었을 뿐인데 살이 빠지는 경험, 혹시 주변에서 들어보셨나요? 반대로 어떤 약을 먹고 나서는 체중이 오히려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혈당 관리를 위해 시작한 당뇨약 복용이 예상치 못한 체중 변화로 이어져 당황스러웠던 경험,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텐데요. “이 약, 계속 먹어도 괜찮은 걸까?”, “혹시 나에게만 나타나는 부작용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밤잠 설치셨을지도 모릅니다. 대체 왜 같은 당뇨약인데도 누구는 살이 빠지고, 누구는 체중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복용하는 당뇨약의 ‘종류’에 숨겨져 있습니다.
당뇨약과 체중 변화의 모든 것, 3줄 요약
- 어떤 당뇨약은 체중 감소 효과가 뚜렷해 비만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예: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 반면, 일부 당뇨약은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어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 설포닐우레아, 인슐린)
- 약 종류별 체중 변화 기전과 장기 복용 시 추이를 이해하면, 보다 효과적인 혈당 및 체중 관리가 가능합니다.
당뇨약, 왜 체중 변화를 유발할까?
당뇨약이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각 약물의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약은 우리 몸의 칼로리 소모를 촉진하거나 식욕을 억제하는 반면, 다른 약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체내 지방 축적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용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 체중 감소, 유지, 또는 증가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체중 감소를 돕는 고마운 당뇨약
최근에는 혈당 관리뿐만 아니라 체중 감소 효과까지 입증된 당뇨약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비만이나 과체중을 동반한 경우, 이러한 약제들은 혈당과 체중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SGLT-2 억제제: 소변으로 당을 배출하는 원리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추는 약물입니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자디앙, 포시가, 슈글렛 등이 있습니다.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칼로리가 소모되어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납니다. 연구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복용 시 평균 2~3kg의 체중 감량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근손실보다는 체지방 감소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입니다. 다만, 소변량이 늘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요로 및 생식기 감염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드물게는 당뇨병성 케톤산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GLP-1 유사체(수용체 작용제):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대
GLP-1 유사체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물입니다.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는 억제하여 혈당을 조절합니다. 또한 뇌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관 운동을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킴으로써 체중 감소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 덕분에 삭센다, 트루리시티,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은 당뇨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역,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 장애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메트포르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역할
메트포르민(다이아벡스, 글루코파지)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가장 먼저 사용되는 1차 약제입니다. 간에서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혈당을 조절합니다. 메트포르민은 직접적인 체중 감소 효과는 크지 않지만,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약간 감소시키거나 유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장기 복용 시에도 체중 감량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설사, 복부 팽만감 등 위장 장애가 있으며,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 젖산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체중 변화에 중립적인 당뇨약
모든 당뇨약이 체중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약물은 혈당 조절 효과는 우수하면서도 체중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 체중 관리에 대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DPP-4 억제제: 저혈당 위험이 적은 약물
DPP-4 억제제(자누비아, 트라젠타 등)는 GLP-1을 분해하는 효소인 DPP-4를 억제하여 GLP-1의 작용 시간을 늘려주는 약물입니다. 이를 통해 혈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여 혈당을 조절합니다. DPP-4 억제제는 일반적으로 체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저혈당 발생 위험이 적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평가받습니다.
체중 증가, 주의가 필요한 당뇨약
일부 당뇨약은 혈당 조절 과정에서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을 복용할 경우,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여 체중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설포닐우레아: 인슐린 분비를 강력하게 촉진
설포닐우레아(아마릴, 글리메피리드 등)는 췌장을 자극하여 인슐린 분비를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약물입니다.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혈당 수치와 관계없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저혈당 위험이 높고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체중 증가는 보통 2~3kg 정도로 보고됩니다. SGLT-2 억제제와 같은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약물과 병용하여 부작용을 줄이기도 합니다.
인슐린: 우리 몸의 동화 호르몬
인슐린 주사는 체내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매우 심한 경우 사용되는 가장 강력한 혈당 조절 방법입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하고,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전환하여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체중 증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추가적인 음식 섭취가 필요할 경우 체중이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당뇨약 계열별 체중 변화 총정리
각 당뇨약 계열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표로 정리했습니다.
약물 계열 | 대표 성분 (제품명) | 체중 변화 | 주요 작용 기전 및 특징 |
---|---|---|---|
SGLT-2 억제제 | 다파글리플로진 (포시가), 엠파글리플로진 (자디앙) | 체중 감소 |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 억제,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 |
GLP-1 유사체 | 리라글루타이드 (삭센다), 세마글루타이드 (오젬픽, 위고비) | 체중 감소 | 식욕 억제, 포만감 증가, 위 배출 속도 지연 |
메트포르민 | 메트포르민 (다이아벡스, 글루코파지) | 체중 유지 또는 약간 감소 | 간의 포도당 생성 억제, 인슐린 저항성 개선 |
DPP-4 억제제 | 시타글립틴 (자누비아), 리나글립틴 (트라젠타) | 체중 유지 | GLP-1 분해 효소 억제, 저혈당 위험 낮음 |
설포닐우레아 | 글리메피리드 (아마릴), 글리클라지드 | 체중 증가 | 췌장의 인슐린 분비 강력 촉진, 저혈당 위험 |
인슐린 | 다양한 종류의 주사제 | 체중 증가 | 혈당을 세포로 이동시키고 지방으로 저장, 강력한 혈당 강하 |
결론적으로, 나에게 맞는 당뇨약 선택이 중요합니다
당뇨약 복용에 따른 체중 변화는 약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체중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본인의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하고 꾸준히 복용하며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체중이 증가하는 약이라고 해서 나쁜 약인 것도 아닙니다. 공복 혈당, 식후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와 함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대사 질환 유무, 그리고 환자의 생활 습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당뇨약 복용 중 예상치 못한 체중 변화나 불편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여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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